관우는 대부분 잡아먹기 위해서 키운다는흔하디 흔한 누렁이지요.미덕을 알아차릴만큼애정있게 오래 지켜보아진 경우가 별로 없어서인지누렁이들의 장점은 들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그리하여 우리가 처음 기술하나니(응?)관우는 오랜 시간 함께 지내본 결과애프터문의 모든 개들 중 가장 영민합니다.놀라울만큼 소통이 잘 되고 판단도 빨라서딱히 훈련도 필요없고 가르칠 것도 없어요.누렁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또렷이 갖고 있는 이미지가 있지 않습니까.예를 들면1. 우둔할 것이라는 편견관우는 하루 중 정해진 산책 시간을칼같이 알고 있습니다.계절에 따라 한두시간씩 옮기기도 하는데,옮겨진 시간도 정확하게 기억해요.미리 보채지 않고 여유롭게 오후를 즐기다가산책이 1분이라도 늦어지면모두의 정신을 빼놓을 때까지 왕왕댑니다.(스위스제 시계를 갖고있단 소문이)혼이 빠질 지경의 사만다가 뛰어나가산책줄로 바꾸기 시작하면조금도 보채지 않고 가만히 지켜보고 있습니다.사만다의 손놀림이 아무리 성에 차지 않아도발만 동동 구를뿐, 튀어나가지 않아요.곰손이다개듣고 있냐개물론 24시간 짖는 개도 있습니다.짖으려고 태어난 보리2. 더러울 거라는 착각관우는 발이 더럽혀지는 것을 매우 싫어합니다.흙을 피해 보도블럭을 밟고 다니고,사람의 발이 보이면 그 위에 앞발을 올려서먼지로부터 몸을 지키지요.그래서 제 신발은 늘 만신창이지만관우는 늘 뽀송합니다.갓구운 빵개흙으로 빚은 보리3. 말귀를 못 알아들을거라는 선입견물론 개와 사람은 다른 언어를 쓰지만우리가 개의 표정을 읽고 움직임으로 감정을 보듯그들도 사람의 언어를 상당히 잘 이해합니다.관우는 산책시키는 사람이 자리에 앉으면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와 지켜봅니다.보채지 않고,가만히 서서 관찰합니다.차분하게 지켜보는 눈빛에 염려가 듬뿍 담겨있어요.염려하는 관우 염려되는 보리4. 사나울 거라는 편견관우처럼 입이 검은 개들은 사나울 거라는 이미지가 있지요.그런 개들도 있겠지만,대부분은 애정을 알 수 없을만큼 방치된 채 자라사회화되지 못했음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요.누렁이들은 그들의 마음을 보여줄기회조차 갖지 못했던 건 아닌지,작은 애정을 받아본 일조차 없던 것은 아닌지.보스 옷 좀 제발 관우를 만나기 전접해본 적도 없던 내가 가졌던 오해들,그것을 하나하나 무너뜨린 관우에게아직 발견하지 못한 미덕들이줄을 서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묵직하게 다정한 관우를 보고 있으면세상을 향한 나의 노력 중에이토록 증폭되어 돌아온 것이 있었을까,그런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