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방에서 책을 처음 받은 날오타가 있는지, 수량은 맞는지,인쇄는 괜찮은지,검수는 연탄이 담당했습니다.연탄은 물품관리와 검수 책임자거든요. 백만스물하나 여기 비었다냥 맥주 바닥났다냥 2. 검수를 마친 뒤집에 가서 책에 싸인을 하는 저녁.제게는 몹시 신기한 경험이었기에얼굴 그득 설렘이 일렁였다지요.보스는 그 순간을 사진으로 남겨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딴 식으로 여담이지만지난 가을, 정원에서 파티를 했을 때저는 사람들의 사진을 찍느라 바빴습니다.그러자 보스가네 사진은 하나도 없겠다고 애잔해하며굳이 끌어다 앉히고 제 사진을 찍어주었습니다. 이게 독사진 이건 단체사진 3. 절친에게 책이 곧 나온다고제목은 무탈한 오늘이야, 라고 알려주니5분 뒤 그녀가 물었습니다."그래서 무해한 것들은 언제 나와?" 그리하여 얼마 길지도 않은 제목은혼란의 도가니에 빠졌지요.무해한것들, 무탈한하루, 무해한오늘 등등온갖 아류들이 머릿 속에 맴돌게 되었습니다. 친구는 사죄하는 마음으로 얼른 책을 주문하였는데 허전한 건 느낌탓이 아닙니다 제목이 비어있는 책을 받았습니다.정 원한다면 "무해한것들"이라 써넣으라고출판사가 특별판을 보낸 걸까요.DIY 표지라니 저는 어쩐지 부럽고. 4. 책이 나온 기념으로 제니가 저에게나무로 만든 책갈피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잊을새라 금손 인증 5. 보시다시피 너무 예쁜지라무탈한 오늘의 굿즈로 제작할 생각을 해보았습니다.모두 함께 둘러앉아 시간과 비용을 계산해가며,공정의 파트를 나눠서 프로페셔널하게 이야기를 나눴지요.긴 논의 끝에 디테일한 결론을 낸 뒤보스가 방긋 웃으며 말했습니다. "근데 굿즈가 뭐죠?" 해맑아서 화가 난다 6. 얼마전 공방 가구의 매력이 무엇이냐, 라는 질문을 받고며칠동안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여태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 공방가구는 대체로 주문제작 방식으로 만들어지지요.사물의 규격에 사용자를 맞추는 게 아니라쓰는 이의 필요에 가구를 맞추는 것.아이가 있다면 조금 더 모서리를 둥글게,키가 작은 사람이라면 의자를 조금 낮게,왼손잡이라면 책상 서랍을 왼쪽에,이런 식으로각자의 몸과 생활방식에 맞추는 것.그런 가구는 몹시 개인적인 것이라긴 애정을 받게 되겠지요. 몸에 맞춘 가구 7. 조용하지만 뜨거운 호응 덕에무탈한 오늘은 곧 2쇄가 나올 예정입니다.대체로 수줍은 분들이조용히 책을 사서 읽고 계신가보다, 생각하고 있어요. 글은 담담한데읽다가 울었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담담해 보이는 건울면서 쓴 게 아니라 울고 난 뒤 썼기 때문이겠죠.비행기 안에서 쓴 글은네 시간쯤 울고 나서 썼던 것 같습니다. 8.책을 읽은 많은 분들이소중한 누군가를 떠올렸다는 사실에뭉클함을 느끼는 요즘,제 무탈하던 하루에 작은 반짝임이 더해지는 것 같아그저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