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와 관우의 집앞은 흙밭이라 비가 오면 녀석들은 종종 흙개가 됩니다.몸을 진흙에 굴러 1차 토핑을 하고발에 진흙을 잘라 서로의 머리통을 꼼꼼히 토핑하지요. 그 와중에 눈치없이 밥을 주러 간 이가 껴안김을 당하면 트리플세트완성 흙토핑 옷이 바야흐로 세 보따리입니다. 이런 적폐를 청산하지 아니할 수 없어정권교체 아니아니 마당 교체의 꿈을 실현하고자,올해, 녀석들의 집 앞에 보도블럭을 깔기로 합니다. 블럭 세개에 뽀뽀 한번 당차게 보도블럭을 사러 가서 가격에 한 번 놀라고배달 온 500장의 벽돌이 적어서 또 놀랍니다. 뭘 사러 가서 늘 놀란다는 것은 세상물정을 모른다는 뜻일까요.어쨌거나 이걸 다 깔 생각을 하니이래저래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크게 마음을 다잡고 시작해봅니다. 궁금해하는 이가 있겠나 싶지만 보도블럭 까는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1)모래로 바닥평을 맞추고2)끈이나 막대로 줄을 잡은 뒤3)보도블럭을 얹은 뒤3)모래를 부어 틈을 메웁니다. 우리가 보도블럭을 깐 방법을 말씀드리자면1)일단 시작2)요령이 왜 중요한지 납득3)한 번 납득한 뒤 길을 엎고4)새로운 납득이 밀려오면 또 길을 엎고5)3과 4를 한없이 반복합니다. 실제로 깐 벽돌은 몇 장 되지도 않는데심정적으로는 만리장성을 쌓은 기분입니다. 이장이 보일라를 깔아준다개 그렇게 이틀동안만회를 거듭하며 우리가 놓은 보도블럭은자로 잰 듯, 마치 한 장의 카페트를 깐 듯매끈한 하나의 길 일 리가 있겠습니까.모든 벽돌이 각자의 자아를 가진 듯 독립적으로 튀어나와 있어고전 만화에서 누군가 밟고 뛰어가면 뒤가 무너져 내리던딱 그 다리의 형상입니다.관우는 그 위태로운 형상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려틈만 나면 벽돌을 한 장 두 장 빼놓습니다. 빼는 재미가 쏠쏠하다개 칭찬해달라개 풀도 관우의 편 매일 즐겁게 벽돌을 빼놓는 관우 덕에매일 미장 꿈나무의 허술함을 목도하며일신우일신 반성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숨은 재능을 찾아보니숨어있는 까닭이 있더라는 결론. 앞으로도 미장 재능은 쭉 숨겨놓기로 합니다. 미장꿈나무 털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