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사라지는 것을 본 적이 있다.수십 년, 혹은 그보다 긴 시간 동안 숨 쉬던 나무가사라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하루와 반나절.무척 슬픈 기분이었다. 한 계절 내내 나뭇가지를 물어다 집을 지었던 까치는며칠 동안 근처를 맴돌았고길가에 앉아있던 다람쥐는 이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내가 보았던 고양이와 박새들,너구리와 고라니,뱀과 곤충들,그리고 숲에 몸을 숨긴 채 살아가던 존재들이하루 반나절 만에 살 곳을 잃었다. 우리가 가구를 만드는 나무들 역시누군가의 살 곳이었을 것이다.어떤 곤충에겐 자자손손 살던 고향이었고어떤 새들에겐 철마다 돌아올 곳이었을지도 모른다.사람의 필요가 어쩔 수 없는 훼손을 일으킨다면그 훼손이 무의미하지 않게 함이 예의이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오래 쓸 수 있는 가구를 만드는 것 밖에 없다.아름다움과 견고함 중 하나만 택해야 한다면늘 견고함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