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오후의 빛 개인의 가구, 애프터문
담백한 가구, 그리고 개와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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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엿하게 넘어가는 오후의 햇살은

정오의 햇살과 달리

사물의 구석구석을 비추지 않고

그저

온전한 테두리를 눈부시게 장식한다.

⠀ ⠀


많이 보인다고 더 아름다운 것이 아니며

많이 안다고 더 아끼게 되는 것도 아니다.

속속들이 알지 못하여 남겨진 엷은 공백,

그 공백을 메우려는 열렬한 노력을

사랑의 태도라 믿은 날들이 있었다.

애씀의 피로에 지친 눈을 비비며

이것이

내 정직한 사랑의 부산물이라 여긴

어리고 외롭던 긴 밤들.

녀석들을 본다.

설명하려 애쓰지 않고

이해받으려 애쓰지 않는 무해한 존재들.

오후의 빛을 듬뿍 받으며 웃고 있는

저 다정한 개체와

나 사이에 머물러 있는

채울 수 없는 공백의 자리를 본다.




우리는 말로 소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의 공백은 결국

언어로 오염되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는 끝내

서로 다 안다고 착각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나의 상상으로 그 자리를 채우고,

너는 너의 마음으로 채운다.

날선 말들 없이

따뜻하게,

변명 없이

정직하게,

아낌없이 다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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